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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7.13 문화의 황금기를 놓친 아쉬움, 꼿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꼿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김태수
출판 : 황소자리 200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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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이미지만 잡아왔던 글을 써볼라고 이것저것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 책이다.
사실 잊고 지내다가 다시 열어본 파일을 보고 생각나 뒤지다가 올 6월에 발행한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일단 구상한 글이 일제 강점기였는데, 일제 강점기라고 모두가 암울하고 독립운동만을 생각하고 살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난 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를 무척 좋아한다.
산업혁명과 식민통치로 풍족해진 유럽과 큰 세력으로 확장하던 미국, 서양 문물을 열심히 받아들이고 대륙을 향한 야욕에 불타던 일본.
풍요해진 유럽과 열강들은 넉넉하게 문화적 혜택을 누리고 향유할 수 있었고 지식인이라면 놀고먹는 것이 일종의 특권과도 같았던 시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식민지에서는 유럽과 열강에 의해 엄청난 학살과 박탈이 이루어지고 있던 때라는 거, 알고 있다.
당시의 문화와 사회 분위기는 매력적이다.
탐미, 아슬아슬한 불안감, 퇴폐적이라 할 수 있는 나른 함.... 이 모든 게 공존했던 시대.
그러나 우리에겐, 황금기를 보내던 열강에게, 그들의 안락함을 위해 박탈당했던 식민지가 되었던 시대.
그런 걸 생각하면 안타깝고 울화가 치민다. 그때의 아픔과 분노가 피와 골수로 전해지는 걸 보니 나도 한국사람은 맞다.
그런 시대였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당연히 사람 냄새 나는 일들은 존재하지 않았을까.
씁쓸한 역사가 곳곳에서 묻어나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았던 시대니, 희노애락은 다르지 않다.
본문은 말할 것도 없고, 인용문이며, 자료 사진이며... 정말 시종일간 즐겁게 읽었다.

어쨌든 이 책을 보면서, 그때도 사람이 살았으며, 어쩌면 지금 우리보다 더 유쾌한 삶을 살려고 노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왠지 가슴이 뭉클하다.

조금 아쉬웠다면, 그 당시의 자료를 구하기 쉽지 않은데다 보존된 것이 극히 일부분이기에, 관련 다른 도서들과 많이 중복된다는 점이다.
<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와도 중복이 많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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