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02일, NASA, 외계 생명체에 대한 중대 발표 예정.


어젯밤, 이 기사가 뜬 것을 본 순간, 심장이 덜컥했다.
외계 생명체, 이건 부정하는 거 자체가 눈 가리고 아웅이라 생각했으니까, 이제사 NASA가 모든 걸 인정하는구나 했다.
그런데 단지 그것 때문이 아니다.
저 절묘한 발표 날짜를 보라.
단지 NASA의 유머러스한 센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깜짝 쇼처럼;; '놀랐지, 우리 이웃이 있어.' 이럼 진짜 웃기겠다. 다들 코웃음;; 아니 이제사 인정하는 것이 쑥스러워서 그런 거 일 수도 있다.

내가 덜컥 한 건 단지 외계생명체가 있다는 뻔한 발표를 예상해서가 아니다.
먼저, 구체적인 외계 생명체가 인류와 교류가 가능한지의 여부, 인류와 공존할 수 있는지의 여부 등의 기대로 가슴이 덜컥 뛰었고, 또 호킨스 박사의 <인류가 2012년까지 우주로 나갈 방법을 찾아낸다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발언이 떠올라,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을 발견(이 또한 생명체가 있어야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니까), 그리고 그에 따른 앞으로 계획 등이 발표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 때문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얼마 전까지 외계인과 UFO 얘기만 나와도 정색하던 NASA가 이제사 외계 생명체에 대한 중대 발표를 하겠다며 묘한 날짜를 골라 공고한 것이 고작 <외계 생명체는 어디 어디에 있다> 뭐 요따위 발표만 할 것은 아니지 싶고, 그랬단 봐라!
상상을 증폭하다 보니,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에서 오버로드가 인류가 받아들일 때까지 열심히 사전작업을 하던 게 떠오르고,
무엇보다도 저 절묘한 날짜를 보니, 시친의 행성 X에 대한 주장(NASA는 행성 X 같은 건 없다고 말해왔다.)과 마야의 예언(2012년 12월 22일 큰 변화가 올 거라는, 일종의 멸망설)이 떠올라서다. 이 두 가지는 모두 2012년을 가리키고 있다.

어쨌든 3일 새벽(우리 시간), 미리 초저녁 잠을 자고서라도 자리 잡고 NASA 발표를 기다려봐야것다.



(+)
얼마 전, 북한이 정전협정을 깨고 우리 영토에 공격을 가해,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그래도 국방력 하나는 괜찮을 거라 믿었는데, 정말 충격이었다. 이후 군 수뇌부의 안일함과 군미필 정치인들의 뻘짓을 보니 정말 실소밖에 안 나오더라.
게다가 올해 내내 백두산 화산 폭발설과 세계 여러 곳에서 터지는 자연재해들을 보면 이제 지구가 물갈이하려는 건가 싶어 허무하기도 하고.
이런 때 갑자기 NASA가 중대 발표를 한다니, 이런 혼돈이 모두 하나의 커다란 사건을 예견하는 상징처럼 느껴진다능. 오, 좀 겁나!

(+)
근데 연이어 터지는 중대 발표에 이런 일도! ㅋㅋㅋ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잇  (0) 2010.12.03
완전 맛있어! 찹쌀떡  (2) 2010.11.30
리브로 고객센터  (0) 2010.11.30
AND


오래된 미래 (양장)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Helena Norberg-Hodge) / 양희승역
출판 : 중앙북스 2007.11.15
상세보기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알 수 없다.
단지 제목 때문이었을 거다. 이 계통으로는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다. 티벳지역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품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오지에 대한, 뭐 거창하게 말하면 노스텔지어에 대한 허세스러운 동경 정도였을까나.
솔직히 라다크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몰랐다.
초판은 망설일 정도로 그 제본이 교과서스러워서, 이거 싸구려로 나온 대학 출판물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건 개정판이다. (초판본을 빌려주고 되돌려받은 건 개정판이었다^^;)
싸구려 재생지에 표지조차 초등학교 교과서 표지보다도 못한 모습이고 출판사 이름도 지극히 운동권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오래된 미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차가운 푸른 숲과 건조한 고산지대의 겨울. 그 알싸한 공기에 내밀어 진 코끝이 짜릿하게 저린 느낌. 신선하고 순진하고 아름답고 따뜻하고....

책을 읽는 동안, 웃고, 동경하고, 분노하고, 슬퍼했다.
마지막에 분노가 너무 강하고, 싸구려 연민이 심해져, 저자가 전달하고자 했던 것을 망각할 정도로 어설픈 정의감에 가슴이 마구 불타올랐다.

라다크는 아름다운 곳이다.
과거 우리가 가졌던 것을 고스란히 간직했었다.
라다크가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겪어왔던 분열과 개발 앞에 서서 우리의 실수를 답습하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며 씁쓸함이 밀려왔다.
눈물이 날 정도로 분노하고 슬펐다.
그래도 어찌 됐든 저자는 희망의 여지가 남았다고 역설한다.

예전에 뉴스위크지에 실렸던 카툰이 떠올랐다.
동그란 지구가 상하로 나누어져 각각 배가 떠가고 있다.
위쪽에 여유자적 웃고 있는 미국과 유럽인들이 탄 증기선의 커다란 굴뚝은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반대쪽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인들이 작은 배에서 힘겹게 노를 저으며 증기선의 속도를 맞추고 있다.
위쪽의 미국과 유럽인들의 말 칸에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대략 이런 대화가 적혀있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인들이 무분별하게 산업화를 추진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환경 재해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잘난 척하는 그들을 비꼬는, 아주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촌철살인과 같은 문장이었는데, 정확한 문장이 기억 안 난다;;;;


급격하게 근대화 물살을 타버리는 가난한 그들은 이것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을 누가 비난할까.
아무도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들의 변화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어떠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반복적인 '라다크의 지금'을 만들려고 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할 뿐이다.
우리가 급진적인 산업화로 많은 것을 잃고 있듯이 말이다.
산업화와 더불어 전통의 계승과 대안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일 것이다.

역시 사친과 대니켄씨의 우주관을 읽으며 포턴벨트를 기다리는 편이 나으려나?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