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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13 쿨하지 못해 미안해

쿨하지 못해 미안해

일상 2012. 1. 13. 17:08

커피 때문에 찌질이 됐음.

커피 장인이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고른 생두와 정성으로 로스팅한 원두와 신선도 유지를 위한 판매 시스템에… 티끌만큼의 오점과 실수는 있을 수 없다는 자부심.
아마 난, 커피가 아닌 예술품을 구매한 듯.

쓰다 보니 과정이 너무 길어 짧게 정리하자면,
늘 커피를 주문하던 쇼핑몰에서 주문한 커피에 문제가 있다는 의문을 품고 문의.
메일을 보내기까지 일단 내 실수가 없는지 꼼꼼히 따졌다(디테일 과정을 봅니다).
그러나 양해 한마디 없는 대응 태도와 멋도 모르는 게 까분다는 취급만 졸라 받음.
결과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로 그들의 승리.
나만 그냥 찌질이 됐다능.

그 과정 동안 그들의 당당하시고 꼿꼿한 태도에 나만 찌질해지는 거 같고, 그래서 잊으려고 했는데,
버리려고 둔 검사지와 메시지 카드 보고 다시 울컥하여 결국 포스팅 함.
 


처음 메일을 보낸 날로부터 한 달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 뒤,
검사결과와 함께 새로 로스팅한 물건이 왔다.
상자를 열자 향이 달랐다. 그러나 별 감동도 없고 즐겁지도 않았다. 오히려 1kg 치고는 미미하다는 트집을 잡는다.
검사 결과지도 있었다.
그들 말대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지가 들어 있던 봉투에 편지라도 한 통 있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에 들여다보니, 없다.
아 진짜 ㅎㅎㅎㅎㅎㅎ

여튼 기다리다 지치고, 그들의 태도가 불쾌해서 결과 따위 상관없다 생각했다.
안 사면 그만이다.
그렇게 넘어갈라고 했다.

허나 이건 뭐냐.
아우 어이없어.

* 검사 접수 날짜를 보라.(빨간 밑줄)


내가 첫 메일을 보내고 물건을 보낸 뒤 20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서 두 번째 메일을 보낸 게 11월 23일이었다.
ㅎㅎㅎㅎㅎ아 진짜 이런 실버벨스러운 우연이 있나.

내가 보상 따위 바라는 사기꾼이라 적당히 으름장 놓으면 지쳐 나가떨어질 줄 알았나?
두 번째 전화 통화 후 깨달은 나의 치명적 실수가 하나 있었는데,
검사 의뢰를 내가 직접 해야 했던 게 아닌가, 라는 것이다.
설마 저쪽이 나를 사기꾼 따위로 여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다.
결정적 한 방!



의도가 뭔지 모르겠지만,
보는 순간 실소가 터졌다.

어이없다.
사과의 메시지든 날 엿먹이는 메시지든, 어이없다.
다시 보내 준 커피가 <에잇 먹고 떨어져라!>라는 의미의 동냥?

이건 단순히 사고파는 문제가 아니다.
나는 지금껏, 이 쇼핑몰을 신뢰했다.
그래서 문의 메일을 보내기까지 몇 번이나 내 취급 부주의가 아닌지 나름대로 꼼꼼하게 따졌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태도는 너무 불쾌했다.
친절과 배려를 기대했던 건 너무 단순하고 순진한 발상이었던가, 라는 생각에 들 정도였다.

소통으로써 대화는 단어의 선택만 중요한 게 아니다. 
문장의 운용과 억양, 음색만으로 상대를 감동을 줄 수 있고, 또 분노하게끔 한다.
<세 치 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또한 귀를 여는 것이 시늉에 지나지 않는다면 어떤 대화도 진정성을 잃고 만다는 거.

덕분에 나도 새삼 공부 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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