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모파상 | 1 ARTICLE FOUND

  1. 2006.09.30 모파상, 페티시즘

모파상, 페티시즘

Sundry 2006. 9. 30. 03:34


두 친구
국내도서>소설
저자 : 기 드 모파상(Guy de Mauppasant) / 이봉지역
출판 : 문학과지성사 2002.01.21
상세보기



오랜만에 모파상의 단편집을 한 권 샀다.
주로 단편 위주의 작품들이라서 매번 새롭게 리뉴얼 되어 나오는 책들을 모두 사다 보면, 중복이 너무 심하다. 누군가 화끈하게 모파상 작품선을 거나하게 전집으로 묶어줬으면 좋겠다.
포우의 '우울과 몽상'처럼 말이다. 아울러 체홉도 마찬가지.

모파상은 가족력으로 정신병이 있다. 그의 어머니도 그랬고 모파상 본인도 이 병으로 고통받았다.
또한 전반적인 그의 창작에 많은 영향이 미쳤다는 건 말하면 입 아픈 얘기다.
어쨌든,
목걸이나 비계 덩어리와 같이 교과서에 나왔던 소설 말고, 처음 읽게 된 소설은 사촌오빠가 두고 간 문고판 단편집에 실린 '손'이라는 작품이었다.
아! 난 정말, 이 문고판 세로줄 '프랑스 단편 걸작선'을 무척 사랑해서, 출간된 지 오래라 껍데기도 없어진 것을 한지로 싸서 고이 모시고 있다.(1978년도 판 가격 200원!)
간혹 생각이 나 펼쳐 볼 때면,(주로 책장 정리하다 본다) 누렇다 못해 갈색으로 변한 종이에서 폴폴 나는 눅눅하고 오래된 종이 냄새까지도 사랑하게 된다.
'손'은 이 오래된 문고판에 실려 있던 작품이었다.
모파상의 단편선을 이번에 산 것까지 다섯 편을 가지고 있는데, 이 '손'은 중복이 없다. 꽤 오래전에 번역된 후 나오지 않은 것인지,
......확인 안 해봤다.

'손'과 '머리털'이라는 작품은 페티시즘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니 이것 참 훌륭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또 드는 거다.
'머리털'이라니, 그다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책을 덮고 이미지를 떠올려보니 이게 또 상당히 관능적이인기라.
알 수 없는 여자의 금빛 머리털 타래를 발견한 남자가 그것에 도취해 광적인 집착을 보여주는 내용인데,
실제로 모르는 사람의 머리카락 묶음을 발견한다면 무척 섬뜩하고 불쾌할 것이지만,
'머리털'에 집착하여 광인이 되어 버린 남자의 기록을 읽어가며 그 차갑고 부드러운 감각까지 상상이 되었고 심지어 관능적이라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 금빛 머리털을 실제로 보고 만지게 된 화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 광인처럼 그것에 현혹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이해할 수 있더라 이거다............

아! 나 머리 썩었나 봐!

'손'은 마지막 읽었던 것이 좀 오래라 기억이 가물가물....

아, 이거 페이퍼백이었는데, 찜질방에서 읽다가 가운데가 갈라져 버렸다ㅠ_ㅠ 가심이야...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