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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6.21 80년대 번역본들

80년대 번역본들

Sundry 2005. 6. 21. 23:27

아주 오래된, 1982년 12월에 나온 셔우드 앤더슨의 책을, 게다가 내 것도 아닌 것을 빌려 보고 반해버렸었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
어느 정도였냐면, 그 책을 구하려고 이미 10년 전 책을 찾아 헌책방을 헤매다녔을 정도였다.
게다가, 책을 빌려놓고 오랜 기간 가지고 있으면서 돌려주지 않았었다.
돌려달라는 말에도 '조금만 더 보고'를 반복, 한 1년 넘게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원 책 주인에게 돌려주면서도,' 이거 나 주면 안 돼? 나한테 팔아'라며 뻔뻔한 얘기까지 했었다.
물론 턱도 없는 소리였다.
당시 이 책은 구하기 쉽지 않은 희귀본이었고 책 주인도 이 책의 팬이라 대단히 소중히 여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드디어 나왔다!
그로부터 20여 년인가?
내가 처음 접한 후부터는 약 10여 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드디어 나왔다.
그것도 작년 12월에, 무려 두 군데에서! 대단하다!
너무 좋다! 너무 좋아 온몸이 짜릿짜릿할 정도로 좋다!
새로 나온 번역본은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하다.

나는 예전 80년대 이전에 나온 번역본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때는 정말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명작들이 많이 나왔더랬다. 물론 대부분 일본어판을 번역한 거라 완벽본이라 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참 다양했더랬다.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 도서관에 누렇게 뜬 그 책들을 보면서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게다가 졸업 때는 몇 권의 희귀본을 가져온 채 반납하지 않아서(어느 정도는 의도적)수녀님께 진탕 혼나기도 했다. (지드의 꼬리동과 같은....)

이렇게 속속 번역이 되어주면 너무 좋을 뿐이다.
그 중에도 특히 과거 번역본들이 좋았던 작가 중에, 톨킨이라든지, 르귄을 꼽을 수 있다.
르귄의 경우는 황금가지(빌어먹을)의 번역본이 너무 형편없어서 화를 참을 수 없었는데, 최근 그리폰북스에서 발간되는 신간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톨킨 또한 황금가지의 6권짜리 반지전쟁은 이를 갈게 했다.
물론 그 이후 왕년에 '예문'에서 번역했던 작가들이 다시 뭉쳐 완역본을 낸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의외였던 작가도 있다.
나로서는 너무나 반가운 일이었지만,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책이 발간된 건 이례적이라고 느껴졌다.
아마 <워터메론 슈가에서>로부터 7년 후다.
브라우티건은 주로 포스트모더니즘 작가 군에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이 몇 되지만, <워터메론슈가에서> 이후에 나온 단행본은 실로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생각한다.

좀 나와줬으면 하는 작가는 레이 브래드버리를 꼽을 수 있다.
아... 정말이지, 제발 좀 그이의 책 좀 내줘요!
아무 출판사나 붙잡고 매달리고 싶은 심정이다.
특히 <멜랑콜리의 묘약>과 <화성연대기>와 같은 명작들을 왜 출판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
(본인 예전 번역본 분실했다 ㅠ_ㅠ)
가와바타 야스나리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워낙 유명하신 영감이라서 설국이니 산 소리니 출간된 책이 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건 그의 주옥과 같은 단편들이다!
몇 편 일본어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 나온 책이 있다.
<이즈의 무희>로 좋아하는 단편이다. 하지만 정말 너무 아쉬웠다.
한권의 책에(무척 얇은 문고판이었지만) 정말 딸랑 단편 하나다.
아, 이건 맛만 보고 마는 괴로움이랄까. 간신히 잃었던 미각을 찾는가 싶더니만 혓끝에 살짝 발라만 주고 만다.
야스나리 할배의 단편집은, 친구의 언니 책을 빌려 본 것이었다.
무려 1969년도였던가, 초판 책으로 양장에 세로줄이다.
두께도 엄청났고 한문도 무지 많았다(한문 약하다).
그럼에도 몰입되어서 그 두꺼운 책을 단 이틀 만에 완독했고, 몇 번을 곱씹어 보기까지 했다.
그 책을 시집가버린(게다가 독일로) 친구 언니가 절대 친구(동생)에게도 줄 수 없다 하며 가지고 가버려서 다시 읽을 수가 없게 되었다ㅠ_ㅠ

그래, 그랬다.
그런데 희망을 품어본다.
언젠가는 나올 것이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제발 제대로 된 번역이기를.....

셔우드 앤더슨과 헨리 제임스 소설들이 나왔다는 것때문에 조금 텐션을 높여봤다. 이히얏!

와인즈버그, 오하이오 - 괴상한 사람들에 관한 책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셔우드 앤더슨(Sherwood Anderson) / 한명남역
출판 : 해토 2004.12.23
상세보기
현재(2011년 1월) 해토에서 나온 책은 품절 상태.

아래 글빛에서 나온 책은 같은 해에 나왔고 현재 판매 중이다.
단, 대학교재로 분류되어 있다. 뭐가 다른 지는 안 읽어봐서 몰것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
국내도서>전공도서/대학교재
저자 : 셔우드 앤더슨(Sherwood Anderson)
출판 : 글빛[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4.12.31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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