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영원한 여름 | 1 ARTICLE FOUND

  1. 2008.02.27 영원한 여름 (Eternal Summer)


이런 영화가 있었더랬다.
중화권 영화 안 본지가 한참 되어 놔서 그다지 기대 안 했지만, 동무의 강추로 보게 됐다.
고맙구나, 동무야.

느낌이 좋은 영화였다. 음악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나는 영상도 좋았다.
그런데, 중국 이름 외우기가 역시 어렵다.
쩡싱, 샤우헝, 훼이지아....



    '둘의 점수를 더하면 100점'이라니. 귀엽구나.

    비행기 멋졌다. 역시 항공기는 747 보잉이지. 좋은 솜씨다. 쪼맨한 놈 둘이서 대작을 완성했어.
 


결국 샤우헝은 '친구'라는 집착으로 쩡싱을 묶어두려는 걸까?
그럼 쩡싱의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거야?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이거다'라고 단정 내릴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어쩌면 대부분은 뇌에 속아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눈속임이라는 게 별건가. 눈에 콩깍지를 쓴 것도 눈속임이지. 뇌 속의 화학반응 때문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긴다고 치면 이 또한 속임수지. 사기를 당하는 것. 사랑하는 것. 홀림을 당하는 게 어디 홀린 상대의 책임일까. 지나가던 이쁜이한테 한눈 판 서방 때문에 그 이쁜이 머리카락을 잡아채는 건 말도 안 되는 일 아니겠어. 아니면 마누라 있는 나의 눈을 홀렸다고 지나가던 이쁜이 머리를 잡을 수도 없는 거잖아. 생각해 보니 역사나 설화에 보면 남자들이 이쁜이들 때문에 일을 그르친 경우가 있었구나. 역사서에는 그걸 죄다 이쁜이에게 덮어씌웠던 것 같기도 하고. 사기라는 것도 그래, 등쳐먹는 놈도 나쁘지만 뻔히 보이면서도 속아버리는 건 역시 쓸데없이 아드레날린과 엔돌핀을 과다하게 뿜어내는 몹쓸 뇌 작용 때문이라는 거지. 화학조미료라는 게 또 그렇잖아, 음식을 했는데 내 맛도 아니요, 네 맛도 아닌 것이 도무지 '맛'이라는 게 나지 않아 넣잖아. 말하자면 음식에 자신이 없거나 재료가 부족해서 넣는 거니까. 그런데 이 화학조미료의 주성분인 L글루타민산이 바로 우리의 혀를 속이는 역할을 한다는 거지. 미각을 둔감하게 만들어서 전체적인 '맛'을 뭉퉁그레하게 만드는 작용한다는 얘기. 그게 또 중독성이 강하지. 간편하기도 하고. 바로 뇌의 화학작용, 그게 그거지 않나 싶다는 거. 아니, 뇌의 화학작용에 대해서는 진짠지는 나도 몰라. 구라쟁이 말 믿음 안되지.. 아... 삼천포. 무슨 소리야;; 어쨌든, 사랑이나 사기나 본질적으로 보자면 상호작용이지만서도 주체는 자신이라는 거. 그렇지 뭐. 감정이라는 게 남이 이래라저래라 해서 어떻게 되는 게 아니니까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그러나 괴롭다고 자신의 뇌를 고소할 수는 없잖아. 그러니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고뇌하는 청춘들의 수많은 연서들이 지금도 고전으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창작되는 거고. 아... 그렇다고 섣부르게 자살하면 안 돼. 자신에게 선고를 내리기 전에, 배심원들을 제대로 갖추라고(인류는 끊임없이 자신 안의 사기꾼과 싸우고 타협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샤우헝의 마음, 이해한다. 하지만 너무 이기적이다.
그래서 쩡싱의 감정이 더 애틋하고 안타깝고나.
오픈 엔딩이다 보니, 샤우헝이나 훼이지아(맞나?)의 속마음을 맘대로 해석하게 된다.

훼이지아는, 쩡싱에게 여전히 호감을 느끼고 있지만, 샤우헝에게 끌리고 있다.
누군가 옆에서 자신을 안아주려고 한다면, 움직일 수 있는 거다.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사람을 보는 것보다는 안아주는 사람을 택하게 된다. 미련이야 남겠지만. 전자를 선택한다면, 아마도 고행을 즐기거나 집착이 강한 캐릭터일지 모른다.

샤우헝은.... 아... 맘 같아서는 '너만 확실히 맘 잡으면 정리 끝나'라고 말해주고프다.
뭐, 샤우헝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닐 테고.
샤우헝도 훼이지아와 같다. 쩡싱과 훼이지아 사이. 아니면 친구와 사랑 사이(이때의 대상은 하나, 쩡싱). 아.. 진짜 안타깝구나, 청춘아!
절절하고 처절한 사랑 얘기에 집착이 빠질 수 없는 법. '영원한 여름'은 과격하지 않다. 그렇다고 랄랄라 꽃노래는 더욱 아니다.
청춘의 아픔. 스트레이트로 '사랑' 혹은 '우정'으로 쐐기를 박지 않는다. 그 애매모호함. 그게 인생이지. 그게 사람이란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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