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임수정머리가영구머리되는거순식간 | 1 ARTICLE FOUND

  1. 2011.09.19 전문가 의견은 귀담아 듣지 말입니다. 2



정말이지 5년인가? 6년인가....
어쨌든 완전 오랜만에 트렌디한 동네에서 머리를 하기로 결심하고 길을 나섰더랬지.

그날 따라 왤케 더운지, 병약하고 가련한 나는 더위에 허우적거리며 미용실 도착.

매직한 지 아직 3개월이라(집구석에 구르는 자는 이 정도는 거뜬하다!), 디자이너 커트만 할 생각이었어.
원하는 스탈은 보브 커트.

이렇게 저렇게 스타일을 정하려고 연옌들 사진을 훑었지.
그리고는 대충 비슷한 라인을 손을 찝어내는데.....
아... 난 그 시간이 참 부끄럽더라.
조막만하고 아기자기 고져스 러블리한 그녀들의 머리를 해달라고, 하관 굵직한 자가 요구하는 거, 진짜 민망하다!
물론 꽃처녀 때는 젊음과 도도함을 착각하여 콧대 세우며 긴 손톱으로 틱 가리키는 거 어렵지 않았는데.....
그땐 참 젊었지, 훗

하지만 지금이라고 다르진 않아. 능글 맞음과 뻔뻔함으로 무장하여 부끄러움을 커버하고,


딱 찝어냈다.
바로 이 머리.



맞아 맞아, 맞아도 싸.
응응응, 자, 주먹 펴고, 릴렉스 릴렉스.

어쨌든 난 이 머리가 하고 싶었어.
여기서 앞머리가 좀 짧은 게 좋다고 생각했고.
앞머리 금새 자라는데 너무 루즈하게 자르면 또 미용실 가야 하잖아.

그런데 문제가 생긴 거야.
이 머리는 롤매직을 하거나 디지털펌을 해야 유지가 된다는 거야.
게다가 3개월 전 직모로 매직한 내 머리, 게다가 두피에서 꼬불꼬불 올라오는 강력한 곱실머리를 뒤져본 미용사(디자이너 선생이라 부르라지만, 입이 안 떨어져)는 펌을 권하는 거야.

아놔, 난 예산과 계획이 어긋나면 불쾌해지는 사람이라, 무슨 핑계를 대서든 내가 세운 계획대로 꿰맞춰야 하는 곤조가 넘치는 인간이었어.
그래서 머리를 굴려봤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내 머리카락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을 테고, 곱실거리며 못된 성질 드러내고 올라오는 머리카락을 봐서는 펌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둥실 뜰거라 생각한거야.

그래서 집에서 손질하면 얼추 되지 않겠는가, 하며 고집을 부렸지.

요기 미용실 좋은 점이 손님한테 굳이 강요하진 않는다는 거야.
그러나 경고는 하더군.
이 머리 이렇게 집에서 손질하시기 어려울 거라고, 또한 직모로 매직 펌을 한 거라 끝을 동그랗게, 말하자면 커트 디자인인, 보브스타일을 만들기 힘들거라는 경고였지.

여튼 커트는 시작되고 잠깐 존 사이 내 머리는 꽤 예쁘게 변해있는 거야.
와아, 이 사람 커트 잘 하네, 하며 감동했어.
그리고 마무리로 둥글게 손질도 해줬지.

앞머리가 좀 길게 커트됐지만 아주 만족스러웠어.
회춘하는 느낌이랄까~
역시 커트는 돈 좀 들여서 지대로 해야 하는 거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지.

그렇게 만족한 나와 달리 미용사는 무척 비관적이었어.
그래서 일단 머리 감고 안되겠다 싶으면 오겠다며 가예약을 하고 왔지.

친구들도 잘 잘랐다고 칭찬, 가족들도 잘 했다고 칭찬.
완전 기분 업되서 아놔, 나 펌 안해도 되겠다며 신나했어.

그리고........
머리를 감았어.
말리는 중에도 아주 신중하게 머리를 모양을 잡으려고.......
애썼지......... 애썼어.........

안되는 거야! 안 돼!
머리가 짧아서 안 잡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을 둥글게 안으로 집어 넣으며 말렸어.

그러나 결과는.......
벌칙게임............




























 

영구 머리.


사진을 올리기에는 내 마음의 기스가 너무 크므로 싱크로율 90% 사진으로....아놔ㅠㅠ


방을 나서자 가족들 배꼽 잡고 웃고.
스카이프로 내 모습을 본 친구들도 웃고.....

그래, 담부턴 전문가의 조언은 새겨 듣자구ㅠㅠ
그래서 나 미용실 또 간다.ㅜㅜ

그런데 이 몰골로 거까지 가는 것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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