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중에 갑자기 쿵하는 울림과 함께 바닥이 흔들렸다.

깜짝 놀라 무슨 일인가 싶어 밖을 내다보니, 근처에 대형 트럭이 지나간 흔적도 없고, 어디 아파트나 건물이 무너진 흔적도 없다.
"지진인가?"
엄마가 미간을 좁히시며, 울림의 여운이 남은 발바닥을 발목에 문지르셨다.
"설마~"
하며 허허 웃었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얼른 공중파를 틀어봤다. 그러나 이렇다할 속보는 없다.

그냥 어디서 공사하는 갑다 싶었는데,
조금 전 컴터를 켜고 포털 사이트를 여니, 어이쿠야!

기상청 "경기 시흥서 규모 3.0 지진"

이런 기사가 [속보]로 올라와 있다.
순간 온 몸에 털이 다 곤두서는 느낌.

경기 시흥인데, 우리 동네까지 진동이 느껴졌다.
서울에 있는 동생한테 전화해보니, 거기서도 느껴졌단다!

이웃 나라 일본의 태풍과 지진 피해를 보며,
아유, 우리 조상님들 참으로 나라 하나는 제대로 된 땅에 세우셨네, 하며 감사하곤 했는데....

하기사, 환태평양 조산대가 바로 옆을 지나가고 있는데 마냥 안심해서는 안되는 거지.

얼마 전 아이티 지진도 떠오르고 갑자기 현실감이 드는 것이, 3.0 지진에도 이 정돈데, 당최 7.0이라면...... 섬뜩하다. 안그래도 오늘 뉴스에 보니 아이티에서 4주만에 지진 생존자를 구출했다던데...

지진 같은 거, 재난 영화나 해외 뉴스로만 봐 온 일 아니던가.
예전에는 약한 지진이 가끔 있긴 했다지만, 오늘처럼 확실하게 진동과 소리(아, 분명 소리가 들렸다!)를 접해보기는 첨이다.

이참에 재난대비대국민행동요령을 지대로 파악 좀 해야쓰것다.]

실내의 경우, 일단 테이블 밑에 숨으라고 한 것만 기억난다.
테이블 다리를 잡으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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