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너무 늦은, 1년 전 공연 소식을 어제야 집어 듣고는 빠심 대폭발.
여전히 분화 중 .

도대체 얼마나 아쉬웠던 유닛이던가!
고작 앨범 두 장에 투어 앨범 하나 내놓고 화끈하게 끝내버린 두 남자.
항간에 떠도는 얘기로는 주먹다짐하다가 찢어졌다고 하는데,
뭐 진실여부를 떠나 이들을 안다면 다들 수긍하고 마는 말로.

우야둥둥,
이제 50을 바라보는 일본 락계의 전설들이 뭉친 것이다.
아, 일본 락계라고 하니까 존니 거창하지만서도, 그래도 영향 안 끼친 곳이 없을 뿐더러, 누구누구 유명 뮤지션이나 연옌의 일화나 전설(!)의 가십에 한 번쯤 언급되는 남자,
알고보면 어, 저 사람은! 하고 쥐털만큼 아는체 하게 되는 남자,
그 남자 코지! 
그리고 뭐 말하면 입 아픈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 호테이(이하 생략).
일본인으로서는 나올 수 없는 기럭지와 프로포션을 가진 두 남자!

두 사람을 엮어 올라가보면, Boowy가 있고, 데이빗보위가 있고(으하하핫), 훑어 내려가면, 엑스제펜과 그레이가 나오고.
코지는 몇몇 영화에서 조연과 드라마에서 조연(연기 쪽으로는 그닥, 생각보단, 별 로), 가면라이더 가부토 주제가로 시작하여 가면라이더에 출연까지 하면서 아라시라등가, 줄줄 엮어 나오고, 그 밖에 난 모르는 일본 여자 연옌이라등가, 여튼 뭔가 많이 엮여 나온다.

됐고.
둘 다 자기 색깔이 너무 강한 남자들이라서, 당시 이 두사람의 조합은 말 그대로 환상.
히무로에게 배신의 양 싸다구를 날리고 코지와 의기투합(!)한 호테이는 보위쪽 팬 입장에서는 배신의 아이콘이었을랑가?

또 됐고.

해체 후 정말 20년만에 다시 뭉친 두 남자.

 Koji Kikkawa X Hotei Tomoyasu Complex 日本一心



콘서트 명칭을 보니, 일본, 하나로 뭉치자라는 취지인 듯.
2011년 일본 쓰나미로부터 상처받은 일본인들을 위로하려고 기획한 콘서트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지금 일본에서 가장 어깨가 무거운 세대가 3, 40대일 것인데,
바로 이 두 남자가 그 세대의 아이콘이다.
아, 정말 그들을 위로하기 위한 콘서트 같은 느낌이랄까.
도쿄 돔을 가득 메운 팬들은 같이 나이가 든 팬들이었던 거다.
그들이 <Be my baby>의 장황한 전주가 흐르는 동안 두 팔을 들어 환호하는 모습은 꽤 보기 좋았다.
어느 세대건 간에 그 세대에 맞춰 열광하며 즐길 수 있는 콘서트가 있다는 게 부럽다.

작년에 드뎌 결혼한 코지는 첫 등장 모습이 좀 수척해보여서, 호테이보다 나이가 더 든 느낌에다가,
두 템포는 느린 <Be my baby>에서 힘 딸린 중년같은 느낌에 촘 씁쓸.
전주 부분에서 호테이와 마주보고 흔드는 춤이 너무 둔해보여서 좀 슬펐다능.

그러나 그건 콘서트 백전노장의 노련한 노하우였던 것이었던 것이다!
곡이 절정에 달하자 왕년의 그 춤사위와 비트가 나오는... 아니 글케 느껴진다고 할까,
연달아 <Pretty Doll>과 <Crash Complexion>을 소화하는 모습은, 역시 코지라는 탄성이 나옴.

그럼 호테이 아자씨는 어떤가.
이 양반이야말로 올해 오십 되신다.
뭔가 여전한 포스를 자랑하시는데도 뭔가 이상한 느낌, 자세히 보니 바지가 헐렁하다!
아, 살 찌셨구나! ㅋㅋㅋㅋ 기타에 살짝 가려진 중년의 뱃살이 느껴지는...
그러고보니 기타를 내밀고 스핀하는 모습이, 뭔가 느려!
기타 아래로 발차기 하는 것도 뭔가 둔해!

발차기 하니까 다시 코지 얘기를 하자면,
마지막 부분에서 늘 해왔던 발차기를 하는 코지... 그만 뒤로 자빠졌당! 그러나 재빨리 빽 덤블링.
뭐 좀 둔한 동작이지만, 그 나이에 애쓰셨다.
글고보니 관객석으로 던진 수건이 미처 닿지도 못하고 라인 앞에 떨어져서 민망하게 웃더라.

두 사람의 그런 모습이 뭐랄까 나쁘지 않고, 아니 무척 유쾌하고 좋았다.

유튜브에 고화질 콘서트 영상을 링크, 아울러 20년전 콘서트 장면도 비교하라고 같이 링크해본당!

아웅~

 Koji Kikkawa X Hotei Tomoyasu Complex 日本一心 2011 <Be My Baby> - 전주가 좀 길다잉



이건 1990년 Complex Tour 에서 <Be My Baby>










 

'콩깍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Tennors - Ride Your Donkey  (2) 2010.11.12
Koji Kikkawa <Nobody's Perfect>  (0) 2010.07.25
Keith Loutit's <Beached>  (2) 2010.02.09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