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지...

Sundry 2007. 11. 7. 13:10

국내도서>소설
저자 : 오정희
출판 : 문학과지성사 200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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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앙 예쁘게 나왔네.

감성이 예민했던 청소년기 이후 최대의 정신적 데미지를 입었다.
보고 읽고 들은 장화 홍련 전이나 어셔 가의 몰락, 백 년 묵은 여우나 프레디 이후, 최대의 정신적 데미지를 겪고 있다.-뒤집어쓴 이불로 머리통이 나오면 여우에게 잡혀먹힐 거라 여겼다. 닫힌 문틈들(장롱문, 장식장 문, 방문 등 온갖 문들)이 점점 벌어지는 해괴한 현상에 한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이불 속에서 인내했다. 지금은 공포영화나 심령 미스터리가 나왔다 하면 찾아보는 편이다.(그러나 슬러셔 무비는 여전히 못 본다.) 소설은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편이다. 영화나 티비보다는 시각적으로 직접 와 닿지 않고, 머릿속 자체 필터링이 훌륭하게 작동되고 있으니까.

오정희 소설을 읽었다.
(물론 이 책은 절대 공포 심령 호러 소설이 아니다!)
엄청난 데미지에 새벽 2시까지 잠을 설치고 평소대로 만화적인 상상에 빠져보고자 노력했다.
슈퍼맨과 하늘을 날고 지구를 굴리고, 엑스맨의 돌연변이들과 능력을 뽐내고, 스파이더맨과 빌딩 위에서 미끄럼도 타고, 판타스틱의 다섯 번째 멤버가 되어 대기권을 빠져나와 파란 구슬로 다마치기를 하고, 스탠리와 녹색 가면을 뒤집어쓰고 은행도 털고, 브루스 놀란과 물 위를 뛰어다니며 I got the power를 부르고, 늘씬한 아가씨의 치마를 훌러덩 젖히며  비/이/유리플 하고 외쳐도 보고.....
그런데도 떠나지 않는다.
파랗게 낯빛이 변한 우주에서 제일 멋진 녀석의 눈썹 민 얼굴이.......
비틀어진 입으로 왕왕 고함을 치고 질척한 체액을 흘리는 모습이.....
개에게 물렸으니 개를 내놓으라는 우주에서 제일 예쁜 계집애의 목소리가......
새끼를 밴 꾸물거리는 배를 이끌고 입마개로 봉인된 누렁이가 무자비한 손에 끌려가는 모습이.....


얼른얼른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다.
다량의 만화책 탐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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