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음악소리 큽네다. 광속으로 볼륨다운>
Jehro - <Sweet>
00.
가볍고 입구가 좁은 나의 지갑이 원하는 쇼핑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 할인율이 높을 것
- 각종 쿠폰 적용이 가능한, 1년 6개월이 지난 구간일 것
- 운송료 무료를 위해 반드시 몰아서 살 것
- 각종 쇼핑몰 포인트를 유용하게 사용할 것
- 도서정가제에 저항하여 신간 구입은 자제할 것
늘 이런 신념으로 도서 구입을 해왔다.
그러나 가난뱅이인 내게도 2009년 대미를 장식한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같은 지름이 있었으니....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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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 작품 출간
우선 만세 삼창.
만세! 만세! 만세!
<민들레 와인>과 <화씨 451>이 출간됐다.
출판사는 황금가지.
황금가지! 황금가지!! 황금가지!!!
아씨바빌어먹을! 시공사 병신들.
<화씨 451>이 재출간되었다. 이거이 그리폰북스에서 나온지가 언제더라... 구하기 힘들던 브래드버리 선생의 책이라 친구한테 선물할 거까지 두권 구입했었다. 그러나 브래드버리 선생과 나의 인연은 어찌 그리 짧은지, 책 잃어버리고 참 씁쓸했더랬다. 재고를 찾아 수소문해봤으나 역시나 그리폰북스는 재고 따위 남겨두질 않았다.
돈 많은 황금가지는 좋은 건 알아가지고 옘병벼락부자 돈지랄을 제대로 한다.그래도 이런 데 돈지랄 해주니 고맙긴 하다.
재고 잣이고 할 거 없이, 목마른 브래드버리의 노예는 결국 득템할 것이 분명하나, 그래도 황금가지를 향한 불신은 신간 구입의 마지막 관문을 쉽게 넘어서지 못하게 했다.
참 망설였다. 한 1시간 정도. 황금가지발 반지전쟁과 르귄 여사의 작품의 허접 번역을 생각하면 너무너무너무 끔찍했다.
게다가 필립 K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 꾸는가>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였다. 이 비슷하면서도 알 수 없는 이 미묘한 차이. 내용상 전자의 이미지가 더 강했던 것도 있지만, 까놓고 보면 영어가 짧으니 따질만큼 혓바닥이 야들야들한 것도 아니고, 그저 황금가지로부터 좋지 않은 인상이 연장되어 사소한 차이에도 일단 까고 보자라는 심보.... 인정합니다.
그런데 작년이던가, <나는 전설이다>의 번역이 별 무리가 없었던 것 같았고, 일단, 판타지만 아니면 그럭저럭 읽을 만 했던 것도 기억나고 <악마의 묘약> 같은 거. 또한 어디서 들은 말로는 브래드버리 선생께서 저작권과 번역 등에 관해 엄청 까다로우신 분이라는 소리가 있었으니, 그래 믿어보자, 가는 거다! 하면서리 최종 관문을 넘어 주문결제 완료.
책이 도착 한 날, 온통 하얗고 파랬던 지중해 그리스의 어느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춤추던 가시나처럼, 책 두권을 들고 혀를 차며 라라라아라 라라라라~ 하며 집안을 뱅글뱅글 돌았다.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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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든의 <아킬레스의 방패>
아! 마르고 닳도록 핥아대며 열망하던 오든의 작품집이 나왔다.
그냥 표지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 하다.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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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에이미의 <풍장의 교실>
아놔 민음사 빨아주고 핥아주고 문질러주리라!
수록 작품으로는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도 들어있다.
요거는 또 <나는 공부를 못해>랑 헷갈려서 읽다가 흠칫했다능.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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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이스 닌의 <헨리와 준>
이게 꿈이냐 생시냐! 역시 펭귄 클래식 브라보!
난 몇 번이나 내 눈을 의심했다. 정말 아나이스 닌이 나온 거냐!
아나이스 닌의 작품이 출간된다면, 역시 <헨리와 준>이겠지, 하며 예상은 했었다.
뭐랄까, 아나이스 닌 작품을 구하러 다닐 때마다, 그 허접하고 거시기한 표지들을 보며 참 씁쓸했는데.... 펭귄 클래식다운 모습을 보며, 싸구려 옷을 걸쳤던 그녀가 이제사 제대로 성장하고 나온 것 같아 내 맘이 다 뿌듯하다.
05.
황금가지 욕하느라 길 뿐, 그냥 나 책 샀다고 자랑하는 거 뿐임.
뭐?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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