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가 너무 후져서 뭔가 간단한 걸 치려고 해도 오타가 난다. 무료로 받은 키보드는 무료답게 후지고 시끄럽고 나쁘다.
키와 키 사이가 너무 멀어서 오타는 너무 빈번하고 타이핑을 많이 한 것도 아닌데 손가락에서 쥐가 나고 뻐근할 정도다. 그래서 나 요즘 암 것도 못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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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는 기능이 참으로 편리하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요즘 대세가 RSS라고 해도, 블로그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그닥 관심이 없었다.
자작 이미지를 흩뿌리며 한 달에 한 번 홈페이지를 갈아엎고 일주일에 5~6회의 업글을 해댔던 정열은 시들해져 단계적으로 홈페이지를 게시판으로 바꾸고 급기야 블로그로 변신시켰다.
이 홈도 블로그로 바꾸면서 게시판의 필수요건을 외치는 주변인들이 엉덩이를 찔러대자 겨우 뚝딱 추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프리보드의 실용성은 지금도 의문이라 조만간 없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게으름에 기인하여 나날이 진화하는 인터넷 환경에 대처해 나가는 것이 이제 귀찮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호기심은 줄어들고 편한 것만 찾다 보니 게으름만 늘었다. 그러다 보니 괜찮은 블로그 기사를 매번 북마크로 찾아가는 것이 귀찮은 거라. 그래서 리더 기능을 한 번 사용해봤다. 그랬더니 이게 참 좋은 기능인기라. 이러니 사람은 새로운 정보를 무시해서는 안 되는 거다.
테터툴즈를 꽤 오랫동안 사용하지만 사용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뭐, 예전에도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홈페이지를 꾸려온 게 오래되고 보니 이제는 그저 심플하고 단순한 게 제일 속 편하고 좋다. 그래서 이런저런 '다양한' 기능은 별로 궁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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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알고 싶은 것도 많아서 먹고 싶은 게 많았다. 세상에 궁금한 게 너무 많아 남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것을 궁금해하고 답을 찾으려고 여러 사람을 괴롭히기도 했다.
새로운 것을 마주하게 되면 내게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하곤 했다. 이게 정석이 되다 보면 사용하는 도구의 기능으로 다양한 것은 지양하게 된다.
그래서 디카는 동영상 따위보다 사진 자체의 기능, 색감이나 사용환경을 따져 고르고, 핸드폰은 카메라나 동영상 기능보다는 통화기능과 키패드의 터치감이나 사용환경에 더 중점을 둔다.
프린터나 스캐너도 복합기보다는 따로따로 개체의 기능에 더 중점을 두게 된다.
딱히 실용성을 우선에 둔다고 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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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을 사용한 메인 컴퓨터는 동급의 일반 컴퓨터 가격의 2.5배의 가격이었다. 그러나 한국 인터넷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은 컴이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도대체 그렇게 비싼 컴을 쓰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뭐, 이유를 묻는다면 인터페이스라고나 할까? 퍼스널 컴퓨터로서 이만큼 내 맘에 든 환경은 없다. 뭐 그래 봐야 MS 제품 외에는 비교 대상이 없지만.......
얼마 전 내 퍼스널 컴퓨터가 노쇠해져 더이상 무리한 작업을 하기에는 어려워졌다.
그래서 새 컴을 장만했다. 이번에는 일반 피씨였다.
그전에도 서브로 일반 컴(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데스크탑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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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일반 피씨로 전향한 후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일반 피씨에서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건 바이러스와 종잡을 수 없는 사용자 환경.
너무 어렵다. 너무 복잡하다. 퍼스널 컴퓨터로서 MS의 OS는 너무 불안정하다.
약간의 의문점이 생겨도 일반인은 만져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프로그램 하나를 설치하기도 어렵다. 압축을 풀고 프로그램은 그냥 하드로 옮겼던 맥 os 환경을 생각하면 뭐하나 할 때마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OS의 도움말이 도움말이 아닌 것도 의문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지면 뭔가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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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든 것이 나쁜 건 아니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사양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가격대비 사양은 최고다. 그러나 아름답지도 고급스럽지도 않다. 역시, 아직은 Simple하고 아름다웠던 예전이 그리워진다.
sung by Caetano Vel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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